희극과 비극을 모두 품은 악기...
바다의 신이 이야기하는 목소리...
바순basson(혹은 파곳fagott)이란 악기를 아시나요?
목관악기 가운데 가장 낮은 음역대를 가졌고, 소리가 화려하진 않지만 어두운 분위기에서 신비롭고 밝은 소리까지 표현할 수 있는 악기랍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바순 음악캠프가 저희 마을에서 진행중인데요, 목관악기의 부드러운 소리가 참 듣기 좋습니다.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 바수니스트이시자 우리나라 최고의 바수니스트인 임성훈 교수님과 미래의 바수니스트를 꿈꾸는 학생들이 맹렬히 연습중인데요,
먹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오로지 연습 또 연습...불쌍하고 안타까울 정도로 맹연습입니다.
우리에겐 그저 마음을 달래주고 편안하게 해주는 듣기 좋은 소리에 불과하지만 그 한 음 한 음을 만들기 위해 연주자는 피나는 노력을 한다는걸 새삼 알겠습니다.
잔뜩 지쳐보이는 학생에게 '연주하는 본인이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해야 듣는 사람도 즐거울거야...'라고 했지만 이 소리가 얼마나 어이없고, 지친 마음에 얼마만큼 가 닿을런지, 혹은 위로가 아닐런지도 모르겠단 생각 드네요.
하여튼 마을 어르신들...농부들보다 더 부지런하다고...칭찬하시네요.ㅋ
'리드'라고 하나요, 연주자들이 입으로 물고 부는 부분은 본인이 직접 갈대를 깎아 만드는데 일주일이 걸리지만, 약 한달 정도 밖에 사용 못한다네요. 악기 연주하다말고 모여서 열심히 만들길래 신기해서 잠시 구경...ㅋ
제가 할 수 있는건 부녀회장님 도와 맛난 식사 준비해 드리는것...해마다 찾아주는 학생들과 교수님이 반갑고 고마워 쉴 짬 없어도 즐겁네요.
부드러운 바순음을 들으며 마음 순화도..ㅎ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중 남몰래 흐르는 눈물..도입부가 바로 바순으로 시작하죠,
모리스 라벨작곡의 볼레로가 테마음악으로 사용된 '사랑과 슬픔의 볼레로'에서도 앤딩부분에서 발레와 함께 각 악기들이 연주되는데, 바순이 등장하죠. 한때 이 영화의 춤을 보고 살짝 돌기도..^^;;
그치만 음악이 더 좋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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