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청 SNS서포터즈

정선 토속음식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삼생아짐 2015. 4. 29. 22:59
728x90


304가지 토속 음식의 맛과 향, 그리고 추억과 행복을 찾아가는 여행

304가지나 되는 음식의 맛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2015년 정선토속음식 축제에 다녀왔습니다.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새롭게 복원된 정선 나전역 일대에서 벌어진

정선군 북평면의 향토음식축제는 일반적인 축제와는 조금 그 성격이 달랐습니다. 

 

 


 

축제장을 찾기 전, 과연 어떤 음식이 304가지나 될까 궁금했던 것은 사실이고요

요리 경연장처럼 조금 거창하게 생각했던 면도 있습니다.

그런데, 행사장을 찾고보니 아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더군요.

토속음식 대축전은 말 그대로 북평면 14개리의 주민들이 참여하여

오래전부터 조상들 대대로 해 먹어왔던

 각 가정의 고유한 음식들을 선보이는 자리였습니다.

 

 

 

 

 

 먼저 축제장에서 사용할 쿠폰을 구입합니다.

 

 

 

각 부스에서는 단말기 결재가 불가능하므로 이렇게 지정된 부스에서 카드결재로 쿠폰을 구입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쿠폰을 들고 축제장 탐방에 나섰습니다.

 

영차, 영차

떡메치는 소리가 유난합니다

 

"정선 사람들이 무엇을 먹는지 궁금해요?"

"궁금하면 일단 한 번 잡쒀봐!!"

 


정선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정선의 토속음식을 알고 싶다면

바로 이 음식축전장을 찾아보면 된다 싶을 정도로 정선의 농산물 및 임산물 그리고 민물고기 등

지역의 재료를 활용하여 먹어왔고

또 지금도 먹고 있는 음식들을 고대로 재현해낸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식은 장아찌, 김치, 된장, 쌈밥, 민물고기 어죽 등 전통음식 뿐만 아니라

민물고기에 튀김옷을 입혀 치킨처럼 양념을 한 민물고기 강정, 곤드레 김밥, 메밀 죽 등

 

제가 살고 있는 고장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차이나는 음식들을 선보여

축제장을 한바퀴 돌며 맛보는 재미가 쏠쏠했답니다.



 

 

 

 

 

 

정선 특산물인 곤드레로 담은 곤드레 장아찌, 콩잎 장아찌, 뚱딴지 장아찌, 아스파라거스 장아찌, 민들레 장아찌와

 민들레 김치입니다.

 

돼지감자로 만든 뚱딴지 장아찡와 곰취 장아찌의 인기가 꽤 높습니다.

 

 

 

 

 

정선에서 생산된 콩으로 만든 두부와 비지 그리고 도토리묵

 

 

 

 

된장과 고추장도 판매합니다.



동강, 조양강, 아우라지 강 등 정선 인근의 강에서 잡아올린 토종 민물고기로 만든 어죽과

민물고기 강정 및 생선구이, 그리고 민물고기 튀김

 

 

민물고기 숯불구이를 보니

시집와서 남편과 함께 앞개울에서 물고기 잡아다가

밤에 화로에 숯불 피워놓고 굵은 소금 뿌려가며 구워먹던 신혼때 생각도 나네요.

 

 

 

 

 

녹두죽, 찰옥수수 범벅, 콩죽, 호박죽 및 올챙이 국수

특히 콩죽은 콩과 쌀을 갈아 끓이기만 했는데 참 고소한게 자꾸만 숟가락을 가게 만들었고요,

집에서도 입맛 없거나 기력딸릴때

쉽게 만들어먹을 수 있어 한번 해봐야지 싶습니다.

 

 

 

 

된장국물에 곤드레를 넣고 메밀쌀을 넣어 끓인 메밀죽은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라 먹기가 망설여졌는데

지난밤 술과 아라리 가락에 취했던 일행중 한분은 메밀국을 마셔보더니

 

해장국으로 너무너무 좋다고

단숨에 한그릇을 다 먹어치웠습니다.


 

 

 

전통방식으로 만든 약과와 과즐, 그리고 직접 고아 파는 갱엿

마을에서 나오신 할머님들이 직접 모델을 서시더니

저더러도 먹어보라며 큰 덩어리를 냉큼 집어주십니다.

인심도 후하시고 정도 많으셔요.


엿 볼 때면 가끔 "엿 먹을래??"


장난치곤 하는 저와는 달리


"일단 한 번 잡쒀봐"

"먹어보드래요~~"

정중하게 권하시네요.

구수한 정선 사투리가 참 정겹습니다.

 

 

 

 


 

정선에서 나온 쌀로 만든 각종떡 종류들

정선의 특산물인 수리취떡도 즉석에서 쳐서 먹을 기회가 있었네요.


떡은 어떻게 먹어야 맛있다구요?

쳐(!!)먹어야 맛나죠.ㅋ

 

기계로 뽑은 떡과는 달리 이렇게 떡메를 쳐(!!)서 먹으면 더 쫄깃하고 맛납니다.


 


메밀총떡, 메밀전, 수수부꾸미, 고소한 녹두전을 즉석에서 부쳐주는데, 

모양과 솜씨는 없어보여도

투박한 그 형태 그대로와 고소한 기름냄새가 저절로 발길을 잡아끄네요.



으랏차차!!

장정 넷이 달라붙어야 겨우 한그릇 먹을 수 있는 귀한 국수도 맛을 봤네요.


요즘의 메밀국수는 거의 모두 기계로 뽑아내기에 차지고 쫀득한 맛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고요

 

산이 많은 척박한 땅


주로 산간에서 많이 재배하던 메밀을 전통적인 틀을 재현해서 국수로 뽑아내는 장면이 

이색적이고도 전통이 살아있어 보기좋았습니다.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웰빙 머핀

정선의 특산물인 황기가 들어갔네요.


밀가루 음식은 별로 안 좋아하는지라 맛만 살짝 보고 지나쳤지만

신세대들에겐 참 좋은 간식거리일듯 싶어요.




곰취쌈밥과 곤드레김밥도 참 맛났습니다.

 

그야말로 조미료 하나 들어가지 않은 웰빙 김밥, 웰빙 쌈밥이라 자꾸만 손이 갑니다.

특히나 국수나 라면같은 밀가루 음식을 즐기지 않는 저로서는 진짜 진짜 좋아하는 식사들입니다.




숯불에 구워주는 돼지 고추장 불고기 구이




역시나 숯불에 구워먹는 찰옥수수구이도 인기 만점이었습니다.





길게 뽑아내는 현미쌀로 만드는 뻥튀기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매우 좋아했는데요


지팡이처럼 뽑아내 들고 다니며 야금야금 먹는 재미, 쏠쏠합니다.

아저씨가 한보따리나 주셔서 행사장 내내 돌며 먹다가 집에 가져와서도 먹었습니다.ㅎ




축제장에는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솜씨를 뽐내고 

 

 

 

 

 


또 판매하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 전통적인 볏짚 공예품뿐만 아니라

 나무조각, 돌조각 공예품까지

다양하게 집안을 장식하고 또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가방까지 진열되어 있어

관심있는 분들은 이곳에서 꽤 많이 머무르고 또 구매하시네요.




누구나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어 마을의 할머님 한 분은 집에서 캔 달래와 두릅도 갖고 나와 파시면서

사람들에게 멧돌을 돌려볼 수 있는 체험 기회도 제공해 주셨네요.



이거 한참 돌리면 생콩가루 될 터인데

그때까지 못 돌려보는게 좀 아쉽습니다.




쑥국을 끓이는 옆에서 뜯어온 쑥을 손질해 주시는 마을의 어머님들




직접 만든 각종 차



 

풍선아트와 화살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 등

꼬마손님들을 겨냥한 체험존도 마련되어 있고




맛난 음식을 담는 이쁜 그릇들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각 판매부스에서 판매되는 음식을 구입해서

이렇게 한가운데 놓인 빈 테이블 아무곳에나 앉아 식사를 할 수 있어서

돌아보다 지치면 앉아서 쉬기도 좋았네요.



아리랑 열차 개통 후 정선을 찾는 손님들이 더 많아져 

이곳 나전역에서 내린 분들이 축제의 장소로 모여드네요.

 

사실 이제까지 제가 생각해 왔던 축제들은

특정한 꽃들을 규모이상 많이 심어 환경을 조성하거나

 

음악회, 혹은 특산물 등을 테마로 잡아

다소 거창(?)하거나 볼거를 제공하거나 혹은

남과 다른 특별한 주제가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집에서 만들어먹던 음식들로만 여는 '먹을거리 축제'도 정말 좋은 아이템이란 생각 듭니다.


정말로 304가지가 되는지

하나하나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우리 음식이 얼마나 다양하고

또 건강한 음식들인지 새삼 알 수 있는 축제였습니다.

 

마을에서 여는 축제

그렇게 거창하지 않아도

우리 지역의 마을 주민들이

조상 대대로 해먹어왔고

 

또 앞으로 후손들에게도 전해줄 소박하지만 전통깊은 음식들을

자랑하고 알리고 보존하는 의미에서의 축제

 

생각보다 여운이 많이 남는 축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