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깊은 강원도 산골짜기마을
눈이 하얗게 내린 날
아기를 업은 새댁과 친정어머니처럼 푸근한 인상의 다문화가정 도우미들이 앞치마와 고무장갑을 들고 하나둘씩 삼생마을 도농교류센터에 모여듭니다.
오늘은 다문화가정 주부들 김장김치 담그는 날
피리골 장인자 부녀회장님이 절임배추를 장만해오시고
다문화가정 한명당 친정어머니처럼 농협에서 결연을 맺은 도우미들이 점심 준비를 하고 함께 백김치 담을 준비를 합니다.
이 다문화가정 도우미들은 저희 지역내 농가주부들로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등지에서 시집 온 새댁들이 우리나라 생활에 잘 적응 할 수있도록, 한글 교육시에는 아이들도 돌보아주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에는 친정 어머니처럼 언니처럼 이야기도 들어주고 도움도 주는 멘토들입니다.
각자 역할을 나누어 백김치에 들어갈 배를 깎고,파도 다듬고,
쪽파도 썰고 풀도 쑤면서 백김치 담을 준비를 합니다.
등에 업은 아이나 잘 보라고, 안해도 된다고 했건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겠다고 무채를 써는 성실한 레이나입니다.
점심에도 먹고 김치에도 넣으려고 싱싱한 굴도 씻었습니다.
막간을 이용하여 겉절이를 무치고, 포즈를 취해 주시는 왕언니이자 대모같은 장인자 회장님,
우리 마을 센터에 체험객이나 손님들이 오시면 밥을 맡아서 해 주시는 솜씨좋은 조리사랍니다.
오늘도 점심준비를 맡아서 지휘해 주시네요.
속이 노랗고 감칠맛나는 맛난 배추로 갓 무쳐낸 겉절이가 군침돌죠?
금강산도 식후경, 고기도 삶고 절임배추도 곁들여서 맛난 점심상을 마련했습니다.
곰취장아찌와 고추부각,배춧국으로 마련한 점심시간
예전에 저희 정보센터에서 컴퓨터로 공부해서 운전면허를 땄던 캄보디아 출신 트리시브메이가
"한국사람최고!"
라고 해서 다들 대놓고 아부하는거냐며 놀려대서 한참 웃었습니다.
이젠 운전해서 차도 몰고 다니고 일도 다니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적응해서 잘 사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다들 맛나게 점심을 듭니다.
요 꼬마도 엄마가 먹여주는 것을 기다리지 못해 자기 손으로 매운 김치를 집어먹습니다.입가에 빨갛게 고춧가루를 묻히면서 먹는 거 보니 한국사람 맞습니다.
점심 식사 후 본격적으로 김치담기에 돌입합니다.
다문화가정 주부들 가정 뿐만 아니라 지역내 경로당에도 한톨씩 전달해 드릴 예정이랍니다.
한국에만 있는 김장이란 문화, 따뜻한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김장이란 한국만의 고유 풍속을 제대로 배웁니다,
노란 배추속에 배, 갓, 쪽파, 굴,젓갈, 찹쌀풀, 잣, 무채 등 맛난 재료들이 들어가서 숙성될 날만 기다립니다.
이번 김장김치 담그기는 서석농협의 이상옥 상무님이 지역내 다문화가정 주부들의 학습과 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을 꾸려오면서 그 일환으로 계획된 것이랍니다.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지원 사업을 펼쳐와 저희 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다문화가정 주부들의 성공적인 정착율이 높은 편입니다.
오늘 담은 백김치입니다.
다문화가정 주부들의 정성과 사랑으로 담군 김치들,
눈이 많이 오는 바람에 전부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눈길을 뚫고 달려온 주부들이 기특하고 이쁩니다.그리고 그 이쁜 마음과 정성으로 담은 김치는 지역내 어르신들에게도 전달되어 따뜻한 겨울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 또한 농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인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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