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비글의 만행을 접하고
엄청 기가 질려 있다가
생각보다 차분하고 얌전한 우리 비글이 넘 넘 이뻐서
우리마을 홈페이지에 사진 올리고
삼생아짐 ; 근데 인터넷에서 말하는 경험담은 요녀석과는 조금 차이가 있더라구요.
넘 넘 순해요, 말도 잘 알아듣고.ㅎ
이젠 제가 이녀석들의 오명을 좀 씻어주려해요.ㅎㅎ
라고 댓글을 달았더니, 고 밑에다가 비글이 맡긴 명자형님, 댓글달았네요.
"히히 몰라서 그랴
목줄 한번 풀어보면 어떤놈인지 대충 알껴 ㅋㅋㅋ"
헐~~~
그러던차에 밥주고 들어왔는데 녀석이 유난히 짖어대요.
삼생아짐 ; 쟤가 왜 저렇게 짖어대지???
그랬더니 민재녀석 ; 엄마, 내가 해석해줄께.
야! 생선! 야! 생선!
빨리 생선달라구, 이 주인놈아.
삼생아짐 ; 헐~~
인터넷에서 창고지붕에서 닭장지붕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묘기를 보여주는
신공이 있다더니
개집위에 올라서서 생선달라고 짖어대네요.
(제가 생선 다 먹고 난 뼈다귀를 줬더니
그게 부족했는지 계속 짖어대요.)
게다가 집 주변을 기점으로 슬슬 양옆으로 구덩이를 파들어가기 시작했어요.
민재넘 ; 아, 진짜 못 참겠다, 빨리 생선달라구 주인놈아!!!
녀석, 하나도 웃지도 않으면서 비글이 짖는거 해석하는 거래요.
안그래도 저녁 먹으면서 제가 무심코 고등어 머리에 붙어있던 살을 발랐더니
울 최후의 보루 ; 야, 비글이도 좀 먹고 살자!!!
하는 바람에 제가 무지 무안했는데...
이녀석 온 다음부터 울 최후의 보루와 민재녀석의 관심과 애정이
몽땅 비글이한테 가버렸어요.
그전에는 저를 두고 두 부자가 경쟁했는데
이젠 아무도 저한테 신경 안 쓰네요.
뭐, 그래도...조금 서운할 뿐
저도 비글이 넘 넘 이뻐요.
집도 잘 지키고,
애교도 부리고
가끔 저한테는 요렇게 심술도 부리지만요.
(사진 찍어준다고 쳐다보라고 해도
매번 쌔앵 고개를 돌려버려요.)
그래도 이녀석이 있어 우리 민재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고
응가도 다 치워주고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깐
역시 아이들에겐 반려동물이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하네요.
형과 누나가 떠나버린 집에서
지금 비글이는 민재에겐 가장 좋은 친구노릇을 하고 있으니깐요.
이쁜 비글이...
아직도 가끔가끔 슬픈 눈빛이 되곤 하지만
어서어서 그 기억을 잊고
인터넷에서 말하던 그 명랑쾌활견의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녀석의 저지레를 기다리는 주인은...
아마 저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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