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비글이,
데려왔습니다.
이녀석들의 악행을 전날 인터넷에서 하도 많이 접한지라
겁을 잔뜩 먹고
녀석을 쳐다보는데...
녀석,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네요.
주인이 바뀌어서 그런지......좀 우울해 보이구요......
명자형님 떠나고 나서 빈 집에 남겨졌던 터이라
털도 푸석푸석합니다.
그동안 명자형님 오르내리시면서 사료를 주셨다는데
명자형님 보자마자 반갑다고 차에 먼저 올라타던 녀석...
하지만 빌라로 쫒아갈 순 없어서 결국 저희 집에 내려놓고 만 것인데...
제가 반갑다고 사진 찍자 고개를 쌔앵 돌려버립니다.
사료와 물을 먹고
우리 민재와 손 줘 놀이도 하고
울 최후의 보루, 앉으라면 앉고, 손달래면 손주고
가만히 있으라면 가만히 있고
정말 영리합니다.
말을 아주 잘 알아듣네요.
첫날이라 그런지 순둥이녀석 노릇을 착실히 하고 있습니다.
오늘 논 가느라 하루종일 피곤했던 최후의 보루,
내일 집을 만들어준다고 잠시 미루었는데......
거금 40만원 들여 산 송아지방은 이녀석 작살낼까봐 결국 못 주었네요.
(제가 강력히 반대를 했거든요.
아니나다를까, 이녀석 홍천 내려오게 된 까닭도
서울에서 하두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어서
결국 쫒겨내려온 과거 전력이 있네요......)
녀석 지금 이시간꺼정 밤새도록 짖어대고 있습니다.
이녀석 짖는 소리에 잠을 못 이루고
저도 뒤척이다가 컴앞에 앉고 말았네요.
저녁에 배가 고팠는지 사료를 세번이나 먹고
물을 두통이나 마시고
어느정도 배가 부른 듯하자
길 쪽을 돌아보며 앉던 녀석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민재넘, 차 소리만 나면 고개를 돌려서
명자형님이 오는가 하고 기다린다고......
이녀석 때문에 마음 졸였을 명자형님 생각이 나네요.
어쩔 수 없어서 보신탕하는 집으로 보내기로 했던건데...
울 최후의 보루가 길러준다고 하자 얼마나 좋아하시던지요...
(그래서 차마...... 제가 옆에서 대놓고 거절을 못했지요.)
다시는 개를 기르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던 제 결심을 무너뜨리고
다시는 개를 기르지 않겠다고 큰소리치던 울 최후의 마음도 돌려버린 이녀석
내일부터 녀석 델구 등산가겠다는데...
(삼생아짐 ; 주인을 다이어트 시키는 개래, 산책시킨다고 델구 나가면
주인이 질질 끌려서 운동하게 된다네...ㅋㅋ)
그랬다가 결국 그 책임이 저한테 올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민재녀석, 신이 나서 사진 찍어 제 누나와 형한테 전송하고
수시로 드나들면서 비글이녀석 만지고 노느라 정신 없습니다.
지금 잠을 자면서도 민재녀석, 꿈속에서 이녀석 이름을 짓기 위해 고심하고 있을겁니다.
비글이, 보글이, 몽글이, 방글이......
(녀석의 상상력은 이게다인가...살짝 곤혹스러움이......)
울 최후의 보루가 민재더러 지으라 했으니
민재녀석, 당분간 이 이름 짓는 일에 행복하겠네요.
이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겠지요.
당분간은 녀석과 친해지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야 될 듯 싶습니다.
(지금은 녀석 너무 풀이 죽어있어 모두가 얘기하는 G랄견, 지X발광견, 악마견,지옥견...등등의 별명은
조금 믿기질 않습니다.
사실 어떤 주인은 외출했다 돌아오면 녀석의 그 난장판이
안 보이면 살짝 허전하다고까지 하더군요.)
이녀석, 건강하게, 저희와 인연이 다하는날까지
그렇게 가족처럼 정을 나누며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명자형님, 이제 걱정 내려놓고, 자주 올라와서 보세요^^
2년전부터 비글이 데려가라 하시더니 결국 저희 집에 왔네요.
이렇게 올 줄 알았다면 더 어렸을때 델구 올걸요...ㅎㅎ)
.....................
밤 한시가 넘은 이시간꺼정 짖어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도 이넘과 함께 날밤깔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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