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삼생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삼생아짐 2010. 9. 1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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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생초등학교 가을 운동회날이네요.

 

 

만국기가 운동장 끝에서 끝으로 내걸리고

 

전교생 50여명 남짓한 삼생초등학교 학생들의

 

지난 일년간 생활모습이 담긴 액자가 운동장에 전시되었네요.

 

 

 입장식을 마치고 난 민재와 후배 평강이, 그리고 친구 명호란 녀석

 

세넘다 저지레가 보통이 아니지만

 

그런 장난끼들이 녀석들의 학창시절을 더욱 즐겁게 만드는 듯 싶네요.

 

담장위를 걸어다녔던 민재녀석도

 

여자선생님께 X침을 넣었던 명호녀석도

 

장난기 다글다글한 평강이넘도...모두 다요^^

 

 

저학년들의 100m달리기

 

 

고학년들의 100m달리기

 

 

엄마와 함께 하는 무용시간 연습중

 

 

쫌있다 운동장 한가운데서 빛을 발하네요.

 

 

네명이 뛰어도 1,2,3등

 

세명이 뛰어도 1,2,3등

 

어쨌든 달리기에서 순위안에 들면 가문의 영광이라 했더니

 

개인 시상하는 건 없고, 백팀과 청팀의 우승을 가리는데 점수가 달라진다네요.

 

하여튼 열심히 뛰어 팔에 찍은 도장이 자랑스러운 민재넘

 

울 최후의 보루, 50넘은 나이에 아직꺼정 운동회 따라다니냐고 사람들이 놀리는 바람에

 

쑥스러운 나머지 안갈까 그랬다가 민재한테 엄청 혼났지요.

 

근데 가보니 울 최후의 보루보다 나이많은 아빠들도 계셔서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삼생마을 최고막내 보경이녀석

 

한 번 안아보려 해도 쌔앵하고 고개 돌리더니

 

 

밥을 먹고 나니깐 기분이 좋아져서

 

방긋 웃네요.

 

에궁...

 

아가들의 웃음이 얼마나 기분좋은지...

 

또 아가들의 냄새는 얼마나 맘이 편안해지는지...

 

엄마가 머리카락 잘라주는 바람에 밉상만들었다고 녀석의 외숙모인 혜인엄마 투덜거리는데

 

아기란 존재는 그 존재만으로도 주변을 밝고 환하게 만드는

 

'인꽃'이란 말이 딱 맞는듯 싶습니다.

 

 

채은네 형님, 오셨다가 울 민재 입은 한복보더니

 

어서 저런거 입혔냐고 웃으시는데...

 

작년에 입던 한복들이 작아져서 어찌할까 했더니

 

학교에서 구했다고 민재넘 걱정말라더니

 

아마 빌려왔나보네요.

 

그야말로 남사당 광대 모습이지만

 

그래도 녀석, 한복 입으니 좋다네요.

 

(한번씩 밖에 안 입은 이쁜 한복 두벌이

 

깨끗하게 세탁되어 있으니 한복 필요하신 분 말씀하세요.

 

녀석이랑 녀석의 형껀데 둘 다 너무 빨리 커버려서

 

새옷이나 마찬가지랍니다.)

 

 

점심시간...

 

막간을 이용하여 녀석들 운동장에 선을 그어놓고 놀이삼매경에 빠졌네요.

 

 

아주아주 어릴적에 해 보았던 '징검다리'란 놀이같아요.

 

 

고 옆에 여자애들은 남자녀석들이 그린 크기의

 

약 3분의 2정도로 아담하게 그려놓고

 

역시 똑같이 놀고 있네요.

 

 

저학년 계주시간

 

이를 악물고 달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이뻐보입니다.

 

 

중간에 바톤 체인지가 잘못되었다고

 

녀석들 항의하는 바람에

 

점심먹고 다시 달리는 중

 

 

아마도 녀석들 온 몸에 두배로 알이 배었겠지만

 

그래도 경기에 대한 불만은 남지 않을터이니

 

속은 시원할터이지요?

 

 

울 수향이만 보면 먼데서부터 달려와 안기는 경태동생 진영이

 

장애물 달리기를 하고 난 후의 기막힌 모습

 

이 얼굴을 보고 다들 즐거워했는데...

 

 

잠시 후 열린 학부모 달리기에서

 

진영엄마 선분씨도 동완아빠가 얼굴을 뒤에서 내리누르는 바람에

 

똑같이 하얀 분칠을 하고말아서

 

다들 얼마나 웃었는지...

 

모처럼 즐겁게 큰소리로 웃었네요.

 

 

아빠들의 힘을 모아

 

징검다리를 건너는 게임

 

울 민재넘 올라가는 바람에 무거워서 다들 얼굴이 빨개져서

 

무지 미안했는데...

 

가벼운 녀석들은 세네번에 걸쳐서 통과하는데

 

이넘은 무거우니깐 빨리 굴리는 바람에 단 두번에 통과했네요.

 

 

개학하면서부터 운동회 연습 소리가 늘 들려오고

 

녀석, 다리 아프고 허리 아프다고 주물러 달라 성화를 부려서

 

제가 발로 등허리를 밟아주기꺼정 했는데...

 

(완전 입장이 바뀌었어요,,

 

녀석 예전에 제 다리 주물러 주면서 '싸모님, 한국돈 받아요~~'하는 바람에 제가 웃었었는데

 

지금은 제가 녀석 다리 주물러 주면서

 

"싸장님, 한국돈 받아요~~"하고 있죠.)

 

 

대부분의 농촌 학교가 아이들이 줄어 폐교가 되고있는데

 

우리 삼생마을내 초등학교는 내년에는 아이들이 더 많이 늘거라네요.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의 탄생을

 

모두가 함께 반기고 축하해주고 있구요...

 

 

이 아이들에게 살고싶은 고향마을을 만드는게 꿈이라던 울 최후의 보루,

 

내 자식에게 돌아올 고향마을을 남겨주고 싶다고

 

자기는 이곳에서 뼈를 묻겠다고 하는데...

 

살아가는 과정이 모두가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것은 알만큼 나이를 먹었지만

 

정말 정말 가끔은 제 마음을 다스리기가 너무 힘이 들때가 많네요.

 

 

이날 하루는 모든 시름 털어버리고...민재녀석과 온전히 함께 하면서

 

제대로 부모노릇을 했다는 만족감도 살짝 들고

 

아이들이 매경기 하나하나마다 최선을 다하며 함께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마음도 들고...

 

 

이 아이들이 바른 심성을 갖고

 

내내 그렇게 아름답게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자라나길

 

기대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