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이별여행 촬영기(4)

삼생아짐 2009. 6. 3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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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촬영하던 날은

 

엄청 더운 날씨에

 

가만히 있어도 숨 쉬기 힘들 정도로 지치는 날인데...

 

다들 촬영하느라 정신없이 움직여요.

 

 

근데...

한쪽에서 스탭들이 열심히 뭘 긁어대더라구요.

 

 

 

가까이 가서 보니 촬영 소품...

 

산더미같은 수건과 바가지를 놓고

 

못 하나를 가지고 바가지 안쪽을 박빡(!)긁는데... 

 

  

잘 깨지나 안 깨지나 자기 머리 내리쳐 보다가

 

그만 하나가 박살!!! 

 

삼생아짐 ; 헉! 되게 아프겠다...(속으론...바보같애...살살 내리치징...)

 

(커다란 비닐 자루 두개 한가득 바가지를 긁어서 준비하는데...

 

긁어낸 속은 하나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고 한쪽에 얌전히 받아서 처리...

 

음, 깔끔~~

 

근데...웬일로 나만 보면 짖던 무늬만 진도개 워리넘이 이분들 작업하는 건

 

쳐다보면서도 조용히 있더라구요.

 

그넘도 사람 차별 하는지...쩝...)

 

 

계곡에서 족대로 물고기를 잡고 수박을 깨먹으며

 

시원한 물놀이를 즐기던 패떳 출연진들...

 

이번에는 게임장면 촬영하러 내려가느라 우리가 앉아있던 바로 앞을 지나가니깐...

 

그순간...수향넘, 

벌떡 일어나더니, 큰소리로 ; 안녕하세요???

 

윤종신씨랑 이효리씨, 김수로씨 등 얼떨결에 ; 네에~~

 

 수향넘, 이게 웬 횡재인지 싶은지 좋아죽어요.

 

지나가는 출연자들 볼 때마다 수향넘 벌떡 일어나서 ; 안녕하세요???

 

어머, 안녕하세요???

 

와~~ 안녕하세요????

 

연실 고개 숙이며 인사를......

 

삼생아짐 ; 바보같애~~~

 

더 재밌는건요, 그 뒤를 쫓아오던 울 최후의 보루 ; 야, 사인 받았어??

 

사진 찍었어???

 

일본에서 국종이 왔는데, 내가 인사하면서 난 유재석씨 팬이고,

우리 집사람(=삼생아짐)은 김종국씨 팬이라 그랬는뎅...

 

김종국이랑 악수도 했다??? 

 

부럽지?? 그치??

 

악수한 손을 마악 흔들어대더니...

 

이거 잡아볼래??? 

 

수향넘 ; 씻지마, 아빠. 그 손 절대로 씻지마.

 

옆에 있던 동네형님들 ; 쯧쯧쯧......

 

도대체 몇살이여??? 

 

그러거나 말거나...

 

울 최후의 보루, 저한테 실컷 자랑하곤

의리없게 자기 혼자 쪼르륵 촬영하는데로 따라 내려가버려요.

 

수향넘, 따라 내려가고 싶어서 안절부절...

 

(삼생아짐 ; 부전여전...셑트바보같어...)

 

  

  울 최후의 보루는 바로 옆에서 신나게 구경하는데

 

전 수향넘 델구 온 죄로

 

내려가지도 못하고 밤나무 그늘아래에서

 

기냥 우두커니...멀리서 촬영장면을 지켜보기만 했어요...

 

 

학교에서 동아리 밴드공연을 앞두고 맹연습중이었다던 수향넘

 

패떳 촬영보려고 선배들한테 엄마가 아프셔서 가야한다고 뻥치고...

 

 

강의도 친구넘한테 대출시켜놓고

 

집에 와서도 제가 시키는대로 꼬박꼬박 하면서 

 

겨우겨우 촬영장에 카메라들고 쫓아왔는데...

 

 

 

하루종일 요렇게 밤나무 그늘만 지키고 있었죠.

 

아무래도 촬영장에 요렇게 조렇게 쫓아다님 방해될까봐...

 

(실은 셔터 누르고 싶어질까봐...에휴, 말이라도 꺼내볼껄...

 

두고두고 하루종일 후회막심...)

 


 

수향넘, 커다란 카메라 들고, 어떻게 사진 한 장 찍어볼까 하고

 

줌으로 땡기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데...

 

쌀벌하게 생긴 경호원님, 내려가지도 않고

 

 조금 떨어진 언덕위에서 수향넘을 쫘악(!) 째려봐요.

 

수향이가 사진을 찍자 얼릉 다가오더니...

 

이X광 경호원님 ; 사진 찍음 안됩니다. 찍은 거 삭제하세요!!! 

 

하는 바람에

 

수향넘 ; 아찌 미~~~워.

 

하면서 궁시렁거리더니 하는 수 없이 찍은 사진 삭제...

 

(그러길래 나처럼 작은 카메라를 갖고 다녀야지, 바보~~~)

 

 

조금 올라간 언덕에서 우리 쪽을 내려다보며 감시하는 이경호원님,

 

수향넘이 사진 찍나 안찍나 수시로 지켜보는데...

 

삼생아짐, 장난기 발동...

 

 

 

삼생아짐, 카메라 슬쩍 올리면 경호원님 고개도 따라서 쏘옥 올라오고

 

삼생아짐 카메라 밑으로 내리면 안 보는 척 얼릉 딴데보고...

 

에라, 모르겠다.

 

슬그머니 올렸다 내렸다 올렸다 내렸다~~~

 

렌즈 먼지도 치켜 올려서 닦고,

 

액정도 높이 올려서 보면서 화장도 고치고...

 

 

경호원아찌 고개도 카메라 따라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삼생아짐 ; 재밌당...ㅎㅎㅎ

 

(인상 파악 쓰고 있지만 어쩐지...귀여운 구석이 있는 경호원님...)

 

수향넘 ; 엄마도 하여튼 못말려...

 

하면서 은근히 고소하고 재밌는 눈치...

 

 

삼생아짐 ; 그러니깐 나처럼 애시당초 포기함 편하잖어......

 

연예인들 사진 함부로 찍어 인터넷에 올림 초상권에 걸리는 거 몰라??

 

(사진을 못 찍게 하는 건 연예인을 보호한다기보다

 

사진 찍어서 멋모르고 함부로 유포하는

팬들을  보호하는게 맞다고 봐야해요.

 

신고 당하면 벌금이 엄청나거든요.

 

그니깐...사진 못 찍게 했다고 넘 서운해 마시길...)

 

저야...음...촬영장 못 따라다닌 덕분에 피리골 동네에서 이것저것

 

귀한 사진 엄청 많이 찍고

 

재미난 얘기도 많이 들어서 룰루랄라 여유 부리고...

 

 

특히 우리가 앉아있는 이 밤나무는

 

지계순 형님이 오래전에 동네잔치에 갔다가

 

폐백밤 얻어온 거 심은거라는데

 

가을이면 실한 밤이 달린대요.

 

 

그래서 피리골 동네분들 다들 맛난 밤을 드신다고...

 

예전에 저희 할머니는 '밤나무'는 자연이 심는 나무라고...

 

다람쥐나 청살모등이 가을에 모이를 물어 묻어두었다가

 

더러 건망증 심한 놈들이 잊어버려서

 

이듬해 봄, 싹이 나서 자라는 나무여야지

 

사람이 심거나 함부로 베어내는 나무가 아니라고 하셨었는데...

 

지계순 형님은 울 할머니의 그 미신을 한번에 격파(?)해버린 산 증인이네요.

 

어쨌든...

 


어떻게 대성이 사진 한 번 담아보고픈 울 수향넘만 여전히 애닯았죠.

 

 

 저수지아래에서 경기하는 장면 찍는 동안...




전 또 한차례 둔탱이 벌들이 분봉하는 거 찍었죠.

 

동영상으로요.

 

 

이번에는 이넘들이 아까 그 넘들보다 더 많이 츠(쳐!)먹었는지...

 

지붕도 못 넘어가고

 

바로 처마밑에 몽조리 달라붙어 버렸어요.

 

 

지나가던 촬영스탭들 벌떼들 보고 기겁하는데

 

삼생아짐 ; 괜찮아요, 많이 츠(쳐!)먹어서 안 쏴요.

 

태연하게 동영상 촬영...

 

(먼지같이 하얀게 다 벌들이예요.

 

장상준님은 기냥 맨손으로 다 만지더라구요.)

 

 


그나저나 패떳 촬영 온다는 소리에 우리 지역 학생 녀석들...

 

공부하다말고...

 

난리가 났죠.

 

 

수향이폰이랑 제폰으로 연실 문자오고...

 

 

살짝 삐친 수향넘...

 

연실 띵똥거리는 문자에 답장만...

 

요즘 빅뱅의 '대성'에게 몰두해

 

공부도 안 한다는 사촌동생 소연에게

 

수향넘 ; 가까이 가고 있지도 못한다. 근데 엄청 가까이서 봤어.

 

실시간 문자 생중계를....

 

그러더니 녀석, 씨익 웃어요.

 

삼생아짐 ; 왜??

 

수향넘 ; 나한테 잘보이라 그랬어. 사인 받아줄지도 모른다고.

 

삼생아짐 ; 내참...

 

 

사람 놀리는 것도 어쩜 이리 자기 아빠랑 똑같은지......

 

근데 나중에 촬영 끝나고 울 최후의 보루, 정말 빅뱅의 '대성'사인을 받았더라구요.

 

것도 소연의 이름으로...

 


바로 요건데요...

 

 

삼생아짐 ; 나한테 잘 보여, 김소연!!!

 

왜냐하면...아즉꺼정 저한테 이게 있걸랑요.

 

 

촬영 끝나고 춘천에 나갈 새가 없어

 

아직 제 가방안에 고스란히......

 

 

사실 이 나이에 딸만큼 어린 연예인에게

 

노트 들고 가서 사인받는 모습(?)도 좀 그렇긴했지만...

 

어째요, 녀석들이 목을 매는데...

 

 

민재넘이랑 영재넘도

 

학교 빠지고 촬영장 쫒아오겠다는 걸 겨우 말렸더니...

 

민재넘, 기어이 학교 끝나고

 

한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를 걸어오겠다고 전화를 해서...

 

'오겠다'가 아니예요. '이미 오고 있다'예요...

 

 

마침 홍천군청의 이재영님이랑 윤근상 계장님이 이웃 동창마을에 오셨다고 해서

 

그 차에 타고 오라 했어요.

 

 

녀석, 촬영장 근처에 오더니 넘 신나서...

 

마악 들떴어요.

 

근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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