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성장일기)

엄마의 실체를 아니?? ㅋ

삼생아짐 2017. 11. 2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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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수시면접 본 고3 아들녀석 데려다가 배추도 마저뜯고, 또 실어오고...


딸네 집에서 가져온 아들녀석들 짐도 트럭에서 내리고...


배추도 절이고, 하우스 안의 오이랑 토마토 대궁도 베어내라고 시켰는데 녀석 조금 하더니 허리가 아프다고...주물러달란다.^^;;
엄마아빠는 너같으면 허리가 부러져 죽었겠다하고는 너희들 뒷바라지 하느라 이렇게 힘들게 일한다 했더니 자기가 그동안 부모님 일 안 돕고(본인은 못 도운 거란다^^;;)
열심히 공부만 한건 다 이담에 부모님 잘 모실려고 하는거니까 서운해말란다...^^;;
(왠지 무식한 부모가 된듯한 기분...월요일부터 기말고사라는데...^^;)

눈이 많이 와서 밭에 가니 발이 푹푹 빠져 녀석 아빠가 장화를 새로 사주는데 아들녀석 심각하게 말한다.


ㅡ엄마, 아빠가 제 전용 장화를 새로 사주신다는건 앞으로 집에 오면 제가 장화신고 해야 할 일이 기다린다는거죠?
ㅡ잘 아네.ㅋ 왜? 안 반갑냐?
해놓고 문득 옛날 생각 나서 한마디 덧붙였다.

ㅡ새신발인데 이상하게 얘는 별로 안 반갑지?
옛날에 니네 아빠가 엄마가 장에 가서 뭐뭐 사오라그래도 한달이 지나도록 안 사다 주더니 일한다고 장화 사오라 그랬더니 그 말 떨어지기 무섭게 빛의 속도로 사다주더라.ㅋ
했더니

ㅡ빛의 속도??
그러면서 아들 녀석 마악 웃고, 녀석 아빠도 머쓱한지 씨익 웃는다.ㅋ
그러고보니 어느덧 내 장화만 세켤레다.ㅋ

서방님에게 애들 작업복 새로 사주라고 했더니 일 안시킨다는데 나는 우리가 이렇게 힘든건 다 녀석들 뒷바라지 때문이니 녀석들도 부모님 고생을 알아야 공부를 하건 진로를 정하건 알아서 할거라고, 또 자식 기른 덕도 좀 느끼고 그렇다고 했더니 묵묵부답(!)이다.

주변을 봐도 부모일 안 거들고 공부만 한 자식들은 결혼해서도 나몰라라 하고 부모를 도와 농사일을 해 본 자식들은 바쁜 철이면 내려와 집안일 거들고 부모생각을 한다.

요번 주말에도 들어와 일 거들라니까
ㅡ네!
해놓고

ㅡ엄마, 제가 롱패딩이랑 크린싱크림이랑 필요한데요...
하면서 줄줄이 나온다. ^^;;
안그래도 어차피 용돈 주는데 실컷 부려먹고 줘야겠다 했더니 계모같다고...^^;;
계모보다 더한 엄마의 실체를 얘가 아직 모르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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