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한켠에 활짝 핀 고마리의 무리들...
지나칠때는 그저 한낱 잡풀로만 보았던 것들인데
렌즈에 담아보니 이렇게 앙증맞고 이쁘네요.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단 하나도 의미없이 오가는게 없음을
다시한번 실감하는 순간이지요.
요즘은 정말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췌장암 진단을 받고
약 6개월간 투병하시던 아버지께서 지난주에 돌아가셨습니다.
말기에는 독한 진통제로도 어쩌지 못하여
물 한 모금 삼키시지도 못한채
살아계셔도 차라리 돌아가심만 못할 정도로 안타까운 모습이셨는데...
그래서 자식들이랑 주변분들은 차라리 돌아가시는게 낫겠다고
그렇게 한탄을 하곤 했는데...
그래도 어머니는 그렇게라도 살아주셔서
아버지를 만나러 병원에 가는 것이 좋았다고 말씀하셔서
제마음을 죄스럽게 하셨습니다.
누구나 죽는다지만...
그리고 우리 나이가 이제 부모님과 가까운 분들을
한분 두분씩 보내드리는 나이라 하지만...
그래도
아버님을 보내드리는게 너무나 힘겹습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사람과
가까운 사람들과 이별을 하고
사람은 태어나면 죽는것이 순리라지만...
그토록 정정하시던 아버지께서 그렇게 돌아가시다니
아직도 믿기질 않습니다.
때로는 가슴속이 너무 차고 넘쳐
밖으로 내어놓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정체가 '슬픔'이란 놈일 땐 더하지요.
'가슴이 너무 아파'라는 어머니의 한마디에 숨이 멎는 듯 싶습니다.
저도 어찌해야할런지...그 답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그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고 씩씩하게 잘 사는 분들도 많다지만..
지금 제 어머니는 너무 힘들어하십니다.
아버지가 아프시면서부터 식사도 제대로 않으시고
나날이 허리가 더 굽어지고 바짝 여위어가시는 어머니를 보면
제 마음도 조여들어갑니다.
평생을 아버지 그늘밑에서 살아오신 분이라
가족에 대한 희생과 뒷바라지만이 전부였던 분이라...
종가집 종부로 긴 세월을 살아오신 어머니인지라
다른 길을 모르십니다.
가슴이 철렁할 때마다 맏딸인 수향이를 보내어
엄마옆을 지키게 하는데...
이제 그녀석마저 요번주 일요일이면
이태리로 떠나보내고
어머니 옆을 어떻게 지켜야할런지 걱정입니다.
슬플만큼 슬퍼야 그 슬픔이 잊혀질까요
혼수상태로 누워계셨어도 살아만 있었음 좋겠다는 어머니의 말씀에
아버지를 위해 차라리 보내는게 나았다는 제 말이
더 큰 비수가 되어 돌아오는 듯 싶습니다.
슬픔과 고통이 한순간에 사그라드는 묘약같은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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