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이야기

무한우정

삼생아짐 2016. 4. 1.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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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품팔러 다니시거나, 직장 다니시는 몇몇 주민분들이 밤에 교육좀 해 달라 하셔서 이젠 날도 풀리고해서 월요일부터 야간 컴퓨터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밤 10시에 교육 마치고 와보니...동네분들과 나갈때 시작했던 술상이 그때까지 이어져서 바닥에 나뒹구는 빈 병을 보니 자그마치 12병!!!


나도모르게

ㅡ헐~~~열두병이나...취했네 취했어!!

를 두번이나 중얼거렸더니 저 삐친거 아니냐고 다들 긴장해서 슬금슬금 제 눈치를 보시길래 


따끈한 꿀물 타다 드리고 ,추운데서 술 마셔서 감기 걸렸다 그래서 약도 챙겨다주고 내일 아침 해장국으론 만둣국 끓여드린다 했더니 다들 얼굴이 풀어져서 주문량이 1인당 20개 이상...

만두를 너무 좋아해서 40개도 가능하다네요. *_* 


ㅡ헐~~난 3개 먹는데...@_@ 

ㅡ난 다섯개...

(웬일로 제 편에 서서 서방님 거들더군요.ㅋ )


근데...담날 아침에 만둣국 먹으면서 전날 제가 꿀물 타다준거랑 약까지 가져다준거 아무도 기억을 못해요. 만둣국 먹으러 오라 한것도 남편이 전화해서 오라니깐 농담인줄 알았다네요. 

서방님마저도 내가 새벽에 얘기해서 아침약속 잡은거 알았다네요. (-_ど) 


헐~~~―,.― 


ㅡ뭐야, 나 완전 허깨비들이랑 얘기한거임???

어이상실...(-_ど) 


점심때쯤 서방님이 형이라 부르는 지인분 오셔서 제가 흉 봤더니 장가 잘 든줄 알으라고 제 편 들어주는듯 싶더니,가시면서 예전에 어떤 분이랑 둘이서 열세병 드셨다고 경험담을 슬며시~~~


헐~~둘이서 열세병!!!

갑자기 노래가사 생각나네요.


오오오~~~친구여~~ ♪♬

난 끝까지 잊지 않을거야

오오오~~친구여~~

이젠 함께 가는 삶인거야~~


무한우정.

남자들이란....ㅉㅉ



교육에 앞서 센터의 PC를 한대한대 일일이 손 보는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

(아이들이 깔아놓은 게임 프로그램이랑 몇 몇 어르신 깔아놓은 그림맞추기 게임 삭제랑 바이러스 체크 등...)

그냥 포맷하고 다시 깔았습니다. 




사진은 예전 컴초보교육할때 쓰던 놀이들...

XP운영체제에서 새폴더 끝없이 만들면 새이름 한없이 나오다가 더이상 새이름 나올게 없으면

'새지빠귀','새새지빠귀','새새새지빠귀'

이런식으로 새자를 더 붙이다가 

그래도 더이상 나올게 없으면

'그만 좀 만들어''새이름도 바닥났어''쫌''부탁이야''정 그렇게 나온다면'하다가...

앞에 다시 새,새새,새새새가 붙고 

나중에는 바이러스치료프로그램 떠요. ㅋ

(폴더 약 256개 정도 만들면 이런 상태 돼요,ㅋ)


대개 컴퓨터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망가뜨릴까봐 걱정하셔서

(시골이랑 AS요청하면 비용 만만찮거든요^^;;)

다루는걸 두려워하시는데

제가 언제든 가 봐 드릴테니까 걱정말라 말씀드리고

컴에 대한 두려움 없애고 놀이처럼 컴을 익히게 해 드려요.


가장 기본적인 공부인데, 작업창 여러개 띄우고 배열 바꿔보면서 작업표시줄이 갖고 있는 속성이랑 윈도우 이해, 바탕화면 속성 등 이해 시켜 드리고, 창 늘이고 줄이면서 드래그 연습 시켜서 문서작성 들어갔을때 사진이랑 그림 등 다루기쉽게 하는 연습 한꺼번에 미리 시켜드리죠.


새폴더 만드는 것도 폴더 속성이랑 저장위치 이해, 파일 지우고 복원하기, 한영파일 변환 등 컴만만하게 대하기...

나름 오랫동안 교육시키면서 놀이로 컴공부하기 교육방법 연구한 것들 제법 되어요,ㅋ


요즘은 이웃마을에서도 많이 오시는데, 힘들긴 해도 보람은 있네요.

농촌마을 관리자일은 힘들다가도 이렇게 필요를 느끼시는 분들과 함께 하면 수고로움을 잊는 듯 싶어요. 열개의 자리가 꽉차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