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랫만에 꼭(!) 듣고 싶었던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동안 농촌마을일을 하면서 수많은 분들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물론 그분들의 강의가 부족했다는건 아니구요,
들을 때마다 가슴속에 남겨진 것 한두가지쯤은 늘 남아있었지만
그리고 그것들을 반추하여 내자신의 나아갈 바로 삼기도 했지만...
그래도 막상 농촌마을 일을 하면서 겪게되는 여러 갈등과 문제점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갈등과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조언해줄 교육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도 많았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의 변원구팀장님이십니다.
이분과 우리 마을과는 잊지못할 인연이 있지요.
3년에 걸쳐 저희가 종합개발사업을 추진할때
첫해에는 서류심사에서 떨어지고
두번째해에는 꼭 되리라 생각했었는데
역시 떨어졌었지요.
그때 떨어진 이유를 추진위원들과 분석하고 나름 반성도 많이 했었는데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 '준비가 덜 되었다'라는 것이었지요.
그 말씀을 짚어주시네요.
강의시작에 그런 말씀을 해주시더군요.
'교육'은 '나물뜯기'와 같다구요.
누구나 산을 오르지만 알고있는 나물의 종류도 다르고, 뜯을 수 있는 나물의 종류도 달라서
산을 내려올때의 배낭은 각자 다르다구요.
또한 콩나물시루에 물주기와 같다구요.
콩나물을 기르고자 물을 줄 때 물은 아래로 다 흘러버려지지만
어느순간 콩나물은 자라 있다구요.
'바람직한 마음가짐과 마을갈등 해소, 그리고 마을 사업의 잘된예와 잘못된 예'를
풍부한 경험과 사례를 들어주시면서 주민들의 마음에 꼭 와닿는 강의를 해 주셨지요.
강의도중 여러번의 박수와 웃음이 나왔습니다.
농촌마을 사업을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마을에 막대한 사업자금이 들어온다고 해서 마을이 달라지고
화기애애해지고 더 돈독해지는 것을 기대한다면 정말 오산입니다.
주민들 모두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70프로이상이 그 사업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마을은 분란이 일고 갈등이 일고, 난관에 봉착하게 되지요.
부모자식, 친형제보다 친하던 사람들이 멀어지고 반목하게 되는 안타까운 일들도 많이 일어납니다.
그때는 살고싶은 농촌마을, 돌아오는 농촌마을이 아니라
떠나고 싶은 농촌마을, 돌아보기도 싫은 농촌마을이 되어버리는 거지요.
그리고 그 사업을 따오기위해 노력했던 많은 분들은 회의를 느끼고, 손을 떼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구요.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원인은 간단합니다.
바로 '돈' 그리고 '이기심'이지요.
그때 돈은 '마을을 돌아가게 하는 발전요소'가 아니라 '독'이 되어버리는거지요.
또한 그 '돈'을 '독'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마을사업'이 아니라 '주민들의 마을사업에 대한 이해력 부족'
그리고 '무지'와 '불신'입니다.
'돈'이 '독'이 될 수 있다는 그 말씀에 정말 공감갔습니다.
농촌마을에 흔히 존재하는 갈등을 세가지 유형으로 정리해 주셨습니다.
지도자와 지도자와의 갈등
지도자와 주민간의 갈등
주민과 주민간의 갈등
지도자가 주민들에게 느끼는, 주민들이 지도자에게 갖는 불만, 그리고 주민들끼리의 불만과 대립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셨지요.
마을기금의 투명한 사용과 공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
참여는 안 하면서 권리만 누리겠다는 이기심, 질시, 반목, 대립, 후계자의 부재...기타 등등
많은 사례를 보여주셨네요.
정말...꼭 듣고 싶었던 주민교육이었고
이 교육이 저희 마을 사업 초기에 이루어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아쉬움도 많이 들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들어서 알고
똑똑한(총명한)사람은 보아서 알고
멍청한 사람은 당해봐야 안다는 말씀...
순간적으로 웃고 말았지만 정말 와닿는 말씀이었지요.
'갈등'이란 말은 '칡'과 '등나무'를 의미합니다.
칡덩굴과 등나무덩굴은 둘 다 덩굴식물
서로 엉켜 자라나는 식물이지요.
한가지가 하늘을 향해 자라고자 하는데
다른 가지가 그를 감고 그 성장을 방해한다고
가지를 잘라 버리면 나무는 시들거나 죽고말지요.
함께 엉켜서 자라나 대궁을 이루고, 가지를 번식시켜 잎이 무성하다면
그 나무는 그늘을 만들고, 더 오래 살고 번성하지요.
가끔 '갈등'이 있을때마다 그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달래곤했지만, 그는 또한 자기위안일뿐,
개인적으로 느끼는 회의도 참 많았지요.
이제 일 시작하는 바쁜 농사철이라
누가 대낮에 모이겠냐고 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모여주셨습니다.
물론 더 많은 분들이 모이셔야 했지요.
마을로 사업을 가져가고, 사업비를 배분받아 사업을 추진하는데
대낮에 두세시간 내는 것도 못 내면서 무슨 사업을 하겠냐고
권리를 누릴 생각만말고 책임과 의무를 다할 생각을 하자고 위원장님과 사무장이 이장님들께 말씀드렸지요.
각자의 마을일에, 개인사에 바쁘시던 분들이 늦게나마 참석하셔서
정말정말 좋은 강의를 들었습니다.
꼭 와서 이 강의를 들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분들이 빠지셔서 아쉬움도 남았지만
조만간 이런 기회를 또 마련하고자 합니다.
지금의 농촌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사업을 잘 꾸려나가는 농촌마을들을 보면
어쩌면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보다 더 발전가능성이 있지 않나 희망을 보기도 합니다.
어느 시대에나 장소에나 살아가는 어려움은 저마다 있게 마련이지요.
그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길은...
역시 끊임없는 교육과 의지인듯 싶습니다.
농촌을 지키고
마을을 가꾸고
소득을 높이고
삼생권역을 위해 해주신 변원구 팀장님의 강의...
정말 유익했고, 그 감동이 오래도록 남을 듯 싶습니다.
변원구 팀장님, 감사합니다.
'농촌마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철 비타민의 보고 삼생마을 곰취 출하합니다^^ (0) | 2012.04.26 |
---|---|
삼생마을 특산물전 (0) | 2012.04.25 |
늘푸름 한우 육포 이벤트합니다. (0) | 2012.04.01 |
강원정보화마을 홈페이지 통합유지보수 착수보고회 (0) | 2012.03.26 |
최문순 도지사님을 만나다 (0) | 2012.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