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청 SNS서포터즈

낭만시장에서 낭만을 찾다

삼생아짐 2013. 12. 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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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시장을 아시나요?

닭갈비 골목과 명동거리, 그리고 그 길 끝에 춘천 도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어 예전에 중앙시장이라 불리웠던 재래시장이 바로 낭만시장이랍니다.

저에게는 아주 어린시절부터 시집오기 전까지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

그래서 그 낭만시장이란 이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곳이 바로 이 낭만시장이랍니다.

그래서 강원 SNS서포터즈단원들과 함께 이곳을 취재하면서 제 나름의 낭만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네요.

 

 

둥그런 불판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매콤한 닭갈비와 소주

제가 다니던 80년대 대학시절엔 막걸리가 소주보다 많이 사랑받았죠.

 

 

강의가 끝나면 선배후배동기 할 것 없이 떼거리로 몰려가서 사발가득 따른 술잔을 기울이며

버거운 젊음과 안타까운 시절과 펄펄 넘쳐나던 혈기에

잔을 부딪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던 곳

 

 

 

그리고 그 길 끝에 낡은 재래시장이었던 중앙시장이 시작되곤 했지요.

예전에는 이 길 바닥이 시커멓고 질척하고 음침하고 그랬었는데, 몰라보게 새 단장을 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변신했네요.

 

 

아, 추억의 그 옷가게는 여전히 남아있네요.

대학 졸업반, 남중으로의 교생 실습을 앞두고 친구들이랑 난생 처음 치마 정장을 골라주고, 어설픈 선생님 흉내를 내보았던 곳

또한 누가누가 더  선생님처럼 잘 어울리나 봐주기도 했던 곳 

 

 

졸업도 하기전에 시집간다고 친정엄마 눈흘김을 받으며 혼수이불과 한복 장만을 하던 곳

 

 

기껏 대학공부 시켜놨더니 돈도 제대로 안 벌어 보태고 날름 시집가버린다고 연실 원망하시면서도 그릇은 좋은 거 해야 한다고 비싼 유리 그릇을 사주셨던 가게

 

 

아마도 이 가게는 미군부대에서 나온 물건들을 판매했던 곳 같아요.

여전히 수입먹을거리 약간, 그리고 신발을 판매하고 있네요.

주인이 바뀌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25년전 그 품목을 파는 가게가 그대로 있다는게 정말 신기하네요.

그당시만 해도 수입품을 다루는 곳은 그리 흔치 않았는데 이 중앙시장에는 있었지요.

첫아이를 임신하고 이 가게에서 굽낮은 샌들을 사 신었었는데 올여름까지도 그 샌들을 신었지요. 

 

 

그러니까 요 샌들은 우리 맏딸보다도 나이 많은 샌들인데, 너무 오래 신어서 바닥이 닳아 올여름에야 과감하게 버렸네요.

그 동안 신발을 사신지 않았던 것도 아니건만 유난히 튼튼하고 발이 편해서 버리질 못했네요.

제 남편 저보고 지독하다 말하고 제가 생각해도 참 궁상이다 싶기도 하지만, 아마 저처럼 신발을 오래 신는 사람도 드물 거예요.

지금도 정장옷에 가끔 신고 있는 검정구두도 이 샌들만큼이나 오래된 구두거든요.

그러니까 자그마치 25년이 넘었다는 거죠.

저같은 고객 만나면 구두가게 사장님은 금방 문 닫으실거예요. 

 

 

유난히 제사 많은 종가집 맏딸이라 친정엄마가 장을 보러 가실 때면 늘 짐꾼으로 따라 다녔었죠.

 

이곳 저곳, 건어물이며 야채며 약과며 엄마가 장보기를 하셔서 장바구니를 채울 때, 그리 많은 짐을 들지도 못하면서 다리가 아파서 칭얼거리면 엄마가 시장 골목에 있는 빈대떡 집에서 빈대떡을 사주시기도 하셨죠.

커다란 불판에서 노릇노릇 기름속에 튀겨지는 그 빈대떡은 빛깔보다는 맛이 없었지만, 잠시라도 아픈 다리를 쉴 수 있었기에 맛난 척 했었네요.

 

함지 가득 담긴 올챙이국수가 신기했고, 정육점 앞을 지날 때면 양철 기름통 가득 담긴 시뻘건 선지피가 무서워 고개를 돌리곤 했었지요. 가끔 꿈에도 나타나곤 해서 그 기억때문인지 지금도 선짓국은 못 먹습니다.

 

 

낭만시장 다른 한쪽 끝은 제일백화점이라 불리던, 그 당시에는 제법 새로운 형태의 깨끗한 백화점 형태의 시장이 있고요, 그리고 약사리고개로 이어지는 곳이 나옵니다.

 

 

오늘은 태국관광객 200여 명이 방문한다고 하여 즉석 먹을거리 장터도 열렸습니다.

 

 

태국관광객의 방문을 환영하는 사물놀이패의 흥겨운 우리 가락 공연도 열리고

 

 

관광버스가 도착하자마자 태국 관광객들이 우루루 내립니다.

지난번에도 외국 관광객이 다녀갔다는데 이제 우리 낭만시장도 전 세계에서 오는 방문객들에게 꼭 들러봐야할 한국의 명소가 되어가는 듯 싶습니다.

 

 

사물놀이 단원들과 사진을 찍는가 하면

 

 

굴러라 감자 원정대의 불량(?)감자와도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이분이 워낙 많은 태국미녀들에게 둘러싸여 잠시 정신이 혼미한듯...

제가 사진 찍자고 하니깐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하셔서 불량감자라 불렀네요.ㅋ

 

 

낭만상가 상인회에서 열고 있는 먹을거리 장터는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오랜 여행에 지친 태국 관광객들에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방앗간이 되었습니다.

 

 

갓 버무리는 잡채

 

 

심플 소시지빵

 

 

노릇노릇 파전과 빈대떡

 

 

매콤한 닭강정

 

 

제가 좋아하는 돼지껍데기, 몇 번 못 먹어보았지만 콜라겐 성분이 많아 피부미용에 좋다지요?

지갑을 놓고 내려 아쉽게도 구매를 못했지만 다음에 춘천 나가면  꼭 사러 가야겠습니다.

 

 

따뜻한 족발과 순대

 

 

태국관광객들뿐만 아니라 저까지도 군침이 넘어갈 정도로 맛난 우리의 군것질거리, 새참거리들

태국에서 오신 분들이 저마다 지갑을 열고 시장 상품권으로 이것 저것 구입해서 맛을 보고 서로 먹여줍니다.

입이 즐거워야 쇼핑도 즐거운 법

다음에는 우리 아이들과 함께 와서 골고루 맛을 보리라 생각하며 태국 관광객들을 따라 쇼핑가로 접어듭니다.

 

 

한과 사는 것을 도와드렸더니(영어로...ㅋ) 감사하다고 인사하네요.

뭐 영어라야 아주 간단한......

-얼마냐?(How much?)

하시기에

-3천원(Three thousand won)

요게 다예요.ㅋ

그래도 고맙다고 정중하게 인사 받았네요.

 

 

예전에 태국왕자라 불리는 닉쿤이 토크쇼에 나와 하던 말이 생각나네요.

태국의 날씨가 어떠냐고 하니깐

-봄,여름,가을,겨울이 hot,very hot,very very very hot,very very very very hot 이라네요. 

 

 

사계절 모두가 hot한 태국인데 겨울 장갑과 털모자를 많이 사시네요.^^;;

고국에 돌아가면 쓸모없을 터인데...싶으면서도 이곳 한국 날씨가 추우니 당연히 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심지어 어떤 분은 두꺼운 털코트도 구매하시네요.


 

이곳은 한약재료들을 판매하는 곳, 건강에 관심이 많은 건 어느 나라나 똑같겠죠?

 

 

명동 한가운데, 배용준과 최지우가 나왔던 겨울연가 포스터가 붙어있고

역시 그 앞은 포토존이 되네요.

 

 

한류의 열풍, 이곳에서도 실감합니다.

아마도 이 사진은 고국에 돌아가면 두고두고 기념 사진이 되겠지요.

 

일찌기 백범 김구선생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다른 나라를 힘으로 침략하는 것은 원치않고

강한나라보다는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고 했으며, 그 바탕은 문화의 힘이라 했습니다.

전 세계에 부는 한류 열풍을 보면 힘과 무력으로 강한 나라보다 문화와 예술의 힘으로 보여주는 한류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새삼 알 수 있습니다.

 

낭만시장이 한류 열풍과 접목하여 새로운 관광명소로 확고히 자리잡고,

우리의 전통 시장 상인들이 신나게 장사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기반이 잡혔으면 좋겠습니다.

 

 

아, 아줌마 근성 하나!

명동 끝 자락에 새로운 폰 출시기념 이벤트를 하길래 손을 집어넣고 공을 잡았는데, 꽝.

인심좋은 사원이 그래도 샴푸를 주셔서 서포터즈 팸투어때 요긴하게 썼네요.

 

춘천 낭만시장으로 오시면 맛난 먹을거리와 저렴한 생필품들, 옷, 신발

그리고 요런 뜻하지 않은 행운의 기회도 있으니 많이 많이 찾아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