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다리고 기다리던...금요일
이동도서관 차가 오는 날..
2주에 한번씩 들어와요.
어릴적에 두루마기인가 도포인가 옛날 옷 입은 집안 어른들이 오셔서
제 꿈을 물어보곤 하셨지요.
그때마다 제가...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방에서 아이스크림과 사과와 복숭아와
초코렛에 둘러싸여 있음 좋아요 "
그랬대요.
그러면 어른들이 그게 무슨 꿈이냐고...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어보시면...
역시 똑같이...테이프 틀은 것마냥 대답...
그럼 혀를 끌끌 차시면서 '현모양처'해야지...
그러셨어요.
그래서 전 현모양처가 무슨 굉장한 직업인줄 알았죠.

지금도 서점에만 가면...책냄새에...그냥 마악 행복해요.
그래서 시내에 나갈 일 있음 아이들을 델구 서점에 가서 이 책 저 책 보고...
책을 사 주곤 해요.
물론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것이 10%정도 더 싸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서점에서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보여주고..
고르게 하죠.
(요즘은 바빠서 인터넷으로 구입을 많이 하는 편이긴 하지만요.. )
처음 취직했을 때 제일 먼저 월급으로 한 것이 책 다섯권 사는 것...
한 달에 다섯권의 책은 꼭 사자는 결심을 했었는데...
그리고 그 책만큼은 꼭 읽어야지...
근데...요즘은 미처 다 못 읽을 때가 많아요.
게다가 농사일 할 땐 책 살 돈도 모자르구요...
(학교 다닐 때에는 부모님 속여서 책 살 돈으로 딴 짓도 많이 했었는데...
그리고 그 책 복사해서 공부하느라...고생도 엄청...
시험문제 족보 만들어주는 대신 책도 빌려다 보고...
왜 그랬나 모르겠어요. )
아이들 어렸을 때에는 이동도서관에서 책 빌려다 많이 보여줬어요.
한동안 농사일에 바빠서...이용을 안 했죠.
얼마전에 이동도서관 차를 만나서...
다시 이용하게 됐어요.
2주에 한 번씩 들어오는 차에서 이책 저 책 고르는데...
세상에나...
바로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산 책이 떡하니 꽂혀 있는 거예요.
만원짜리 9천원 주고 산건데...
와....
본전 생각에다...무지 억울해서...
이젠 책사기 전에 꼭 이동도서관부터 뒤진 담에 사야겠어요.
신간도 많고, 생각보다 다양한 장르의 책들이 있더라구요.
읽고 싶은 책 목록 뽑아놓고...
그거랑 대조해보고...
그리고 없는 것만 사야겠어요.
삼생마을 여러분...
농사일에 지치고 힘들고 덥고...잠도 부족하고...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거 보면...마음도 아프지만...
그래도 한 달에
한 권 정도 이동도서관에서 무료로 책을 빌려다가...
잠들기 전에 한 두 줄이라도 읽어보고...
정 피곤하면 수면제용이나...베개대신으로 사용하더라도...
우리 지역을 위해 찾아오는 이동도서관 차를 이용해 보심이 어떨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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